송진권 시인의 표현이 요즘 시인답지 않게 토속적이며 맛깔나는 표현들이 많아서 아주 맘에 드네요. 사투리도 많이 나와서 곤혹스런 표현도 있었지만^^. 송지연 그림도 여백을 잘 살렸구요.- 명개흙 동글동글 뭉쳐 경단 빚고... 너는 강아지 풀 수염 아저씨, 나는 바랭이풀 우산 아줌마... - 해바라기 신랑과 족두리꽃 신부 : ...호리낭창하니 허리가 한줌도 안되겄다야...- 버글버글 거품 일군 아카시아 나무들이... 탈탈 털어 널어놓았어요.- 암소 할머니의 봄 : ... 털이 뭉텅뭉텅 뽑혔잖아요...- ...까투리복숭아나무가 연분홍 진한 꽃술 내밀고 꽃을 피웠대.- 내기 : ... 조 이삭이 다글다글 좁쌀을 매달고 나온다.- ...소는 꼬리를 쭉 뻗고 겅중겅중, 송아지도 입을 벌리고 껑충껑충, 강아지는 혀를 빼물고 쫄랑쫄랑...- ...샛노란 숨두부가 덩을덩을 엉기는 걸...** 어떻게 이렇게 의성어, 의태어를 맛깔나게 사용하여 시를 쓸 수 있을까요. (아이들한테 어렵습니다^^)
? 아버지의 마음이 낳은, 만남과 치유의 동시집 새 그리는 방법
말랑말랑한 언어의 묘미와 구성진 가락, 가슴 절절한 시편들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시인 송진권의 첫 동시집이 출간됐다.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첫 시집 자라는 돌 (2011, 창비)을 펴낸 뒤 2012년 동시마중 1·2월호에 「새 그리는 방법」과 「강아지풀 수염 아저씨랑 바랭이풀 우산 아줌마랑」을 발표하며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. 시인은 동시를 만나면서 가슴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유년의 기억을 깊숙이 더듬어 나갔다. 그는 동시는 내 입속에서 그대로 삼켜버린 말들 이며, 이제는 멈칫대지 않고 즐겁고 신 나게 써 보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.(2014, 「쇠풀 뜯기러 가자」, 동시마중 7·8월호)
그의 시 세계의 중심이 되는 유년의 시공간은 그의 시집에서 상처와 심연이 존재하는 곳 으로서 슬픔과 허무를 견디는 리듬 으로 표현되었으나, 동시집에 이르러 웅크린 자아를 불러내 다독이고 분리된 세계상을 재현하는 만남과 치유의 공간이 된다. 이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자 하는 아버지의 마음,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세계를 들려주고자 하는 바람이 만들어 낸 결과다. 그의 동시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계였는지를 환기시키며 부모와 아이 사이에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. 그리하여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는 희망의 세계상을 탄생시킨다.
제1부 새 그리는 방법
강아지풀 수염 아저씨랑 바랭이풀 우산 아줌마랑 | 해바라기 신랑과 족두리꽃 신부 | 아카시아 빨래터 | 이소 | 올챙이도 아니고 개구리도 아닌 | 소금쟁이 | 암소 할머니의 봄 | 까투리복숭아 | 내기 | 댑싸리 | 친구 | 소나기 | 얼레빗 참빗 | 엄만 줄 알고 | 함박눈 오는 날 | 두부 |
새 그리는 방법
제2부 강변말 아이들
강변말 아이들 | 비료의 3요소 | 들깨 모종 내기 | 우리 논에 모낼 때 | 백로 | 씨갑시 할라고 | 노이히 삼촌을 생각함 1 | 노이히 삼촌을 생각함 2 | 부지깽이 할머니 | 산그늘 1 | 산그늘 2 | 아름다운 정지 | 어둑시니 만근이 | 도깨비 집 | 수박이 둥둥
제3부 호오
숨바꼭질 | 어진이랑 가온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올 때 | 키로 간다 | 도꼬마리 | 도롱이벌레 | 찬지름 들지름 | 주걱이 설 때 | 애호박 따 오기 | 고양이 털이 얼룩덜룩한 이유 | 두꺼비와 청개구리 | 호박벌 아저씨 | 텃밭 | 열무 | 엄마라고 | 심다 놓다 | 호오
해설 | 이안 9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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